과학에서의 믿음

"믿으라~~"
이것이 종교에서의 진리추구 방법이다. 그리고 놀랍게도 이 방법에는 생각보다 논리적인 허점이 없나보다. 과학의 핵심이 되는 귀납 연역 반증법에 관한 한계를 들이대면서 과학 전체를 부정하려는 사람 중에는 의외로 종교의 맹목적 믿음에는 관대한 경우가 많다. 과학은 단지 현재 유행하는 탐구방법이며 결국 과학도 믿음을 바탕으로 한다, 앞으로 더 완벽한 진리 도출 방법이 나온다면 그게 본좌다 뭐 이렇게..
그런 많은 사람이 과학에서의 믿음과 종교에서의 믿음을 헷갈리곤 하는데 과학을 '믿는다'라고 단정 짓는 것부터가 잘못된 게 아닐까? 결과론적으로 그니까 최종적으로 완벽할 수는 없지만 과학에서의 '믿음'이란 언제든지 수정될 수 있는 것이고 그런 의미에서 '믿음'이라기보다 '지지한다' 정도가 더 올바르지 않을까 한다.

2~30년대엔 블랙홀에 대해 존재를 의문시 하던 과학자들이 많았다.지금은 수도 없이 발견되는 백색외성 중성자별 또한 부정되었고,  아인슈타인을 비롯해 단지 직감적으로 부정(믿는?)하는 학자도있었다. 시간이 흘러 흘러 더 탄탄해진 관측결과와 이론을 토대로 70년대 이후엔 블랙홀의 존재가 거의 밝혀졌으며 현재는 없다면오히려 이상할 정도이고 앞으로 더 새로운 사실이 밝혀질 만한 가능성도 얼마든지 있을 정도지만 말이다. 범죄자를 검증하는 과정에선 용의자(가설)였다가 어느 정도 확신이 생기고는 범인(이론)취급을 받고, 다시 아니라는 증거가 나오면 혐의에서 풀려나게 된다(폐기). 맹목적이지 않다는 것이 종교와 다르며 설령 누군가가 그것을 맹목적으로 추종한다 한들(잘못 알고 있다 한들) 믿는다고 하는 건 어폐가 있는 게 아닐까 한다.

귀납법은 열심히 까면서 단지 믿는다는 게 본질이 될 수도 있다는 얘기에는 입을 다문다?
증거 → 결론이 아닌 결론만 낼름 지어놓고 "믿으라~~" 이러면 방법론의 한계를 피해갈 수 있다 뭐 이런 얘긴가?
아니면 정말 극도의 미세한 중립을 유지하는 척 믿고 싶어 하는 회의주의자?
아니면 그냥 저도의 종교까?

난 사실 그런 철학적인 의문을 별로 안 좋아한다. 물론 철학이 꼭 과학에 적대적인 또는 종교와 친근한 분야는 아니지만 아무튼 그럼 난 철학은 언어에 바탕을 두고 있다는 점에서 언어의 한계를 들고 싶다.

특히 '왜'라는 질문이 그렇다. 뭐 예를 들어 '공간에는 끝이 있느냐?'라는 질문을 누군가 던졌다고 치자. 19세기까지 이런질문에 과학자들의 대답은 지금의 종교인이나 골수철학인(과학을 전혀 모르는)이 얘기하는 대답과 별로 다를 바가 없었을 것이다.'있다'의 반대는 '없다'이고 '반만 있다'는 없으니 어차피 둘 중 하나이리라. 근데 물리에서 무한이란 개념은 불가능하니 뭔가 있긴 있을 것이고 있다면 담벼락의 형태로 있다거나 뭐 이런 식으로 말이다. 근데 실제로 공간의 끝은 있다고도 할 수 있고 없다고도 할 수 있고 아무튼 이 문제에서의 문제는 "끝이 있느냐?"라고 물은 문제가 잘못된 것이라는 걸 지금은 누구나 알고 있다. 쉽게 말해 말장난이었다.

왜냐는 질문에 '답할 수 없는 것'과 '지금 답할 수 없는 것'은 다르다고 본다. 어린 꼬마애가 "시간은 왜 있어요?" 물었을 때 어버버를 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종교에 기댄다는 말처럼 바보 같은 소리가 또 어딨을까. "나 이제부터 공식적으로 헛소리 하겠다!" 이런 얘기와 다름없지 않을까? 물론 결과론적으로 일 테고 어쩌면 지금 의미 없는 질문이 나중에 밝혀질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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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종교의 방법론 (파트 2) 2008/03/15 15:13 #

    얼마 전부터 한 사이트에서 누군가와 댓글을 주고받고 있다. 쉽게말하면 불가지론자이자 이상한 회의론자 인데 그의 논리를 요약하자면 이렇다. 과학은 과학 나름의 진리추구 방법이 있고 종교는 종교 나름의 진리추구 방법이 있다. 그리고 그 둘은 어떤 것이 더올바르다 비교가 무의미 하고 본질적으로 동등한 위치에 있다. 종교는 "신이 있다."를 믿는 믿음이 그 방법이고, 과학은 여차저차 증명이 그방법이다 . 이런 내용이었는데 문제는 과학의 귀납 연역......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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