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말, 존댓말 포스팅 나도몰라

2003년 인가 04년 인가 네이버에서 처음 블로그를 만들었던 때, 블로그에 글을 반말로 적어야 하나 존댓말로 적어야 하나 잠시 고민했던 적이 있었다. 사실 은근히 뭐한 부분이었으나 어차피 방문자도 거의 없을 터, 별 고민 없이 반말로 올리고 싶은 글을 올리기 시작했다.

이후에도 다른 사람의 글을 보며 가끔 의식적으로 확인해보곤 하는데 정확한 비율은 모르겠지만 뭐...두 경우 다 많이 보였다. 메이져 블로거 중에는 존댓말이 좀 더 많은 거 같지만 그 외엔 비슷비슷한 거 같았고, 주제에 따라 섞어 쓰는 분들도 있다. 개중에는 욕도 종종 쓰는 분도 있고, 나도 예전엔 가끔 쓰곤 했지만 한참 지나 쓴 글을 볼 때면 민망해서 요즘엔 거의 안 쓰는 편이다.

최근 내 블로그의 이런저런 사건들을 보며 걍 이런 생각이 들었다.
'만약 내 포스팅이 완전 공손한 존댓말이었어도 타마같은 사람이 글 읽지도 않고 헛떡밥이나 물었을지..'

아 물론 타마 그 사람도 블로그가 있긴 하지만 원래 사람 마음이 그렇지 않나. 인터넷 아무 글 초반 좀 보다가 뭔가 띠꺼운 냄새 나면 대충 스크롤 내려서 중간중간 읽고, 그러다 흥미로우면 다시 스크롤 올리기도 하고...아니다 싶으면 아예 읽다 말지. 개중에는 그렇게 읽고 글을 평가하는 사람도 많을 거다. 뭐 난 그정도까진 아니지만 글 두어 개 보고 블로그를 판단하게 되는 경우는 가끔 있다. 예를 들면 구독하기 싫어진 블로그 같은. 어쨌거나 그런 의미에서 존댓말 포스팅이 조금이라도 유리하면 유리했지 못할 건 없을 것도 같다.

어쩌다보니 이 블로그가 하루 100~150명이나 방문하는 곳이 되어버렸는데 그중 꽤 많은 비율은 회원이 아닌 검색으로 들어오는 사람들이다. 적어도 회원에 비해선 반말 포스팅에 덜 익숙할 확률이 높겠지. 근데 문체는 무의식적으로 받아들이는 느낌을 결정하기도 한다. 하긴 나도 공개 게시판에 누군가가 반말로 글 올리면 "뭐야?"싶은데 검색으로 들어오는 사람에겐 누군가의 '블로그'가 아니라 그냥 누군가의 '글'일 테니.

뻘글임.

-추가-

물론 타마란 사람이 병신이란 생각은 여전하지만, 난독이나 낚일 글을 써야 했는지에 대해선 후회가 된다. 근데 어떻게 해야 했는지는 아직도 잘 모르겠다. 글 잘쓰기가 쉬운 것도 아니고...난독은 다른 말솜씨 좋은 블로거라도 가차없이 밟거나 무시해 버리지만 그렇다고 그런 사람들과  내 대응이 같았다고 얘기할 수는 없지 않은가..

설령 http://keepitreal.egloos.com/5328636 내 이런 글에 동의한 사람이라도 나와 비슷한 '느낌'을 느꼈는지에 대해선 더더욱 확신을 못하겠다. 어쨌든 나도 시간 지나 보면서 내 글이 좋은 글은 아니라는 걸 새삼 느끼긴 했다.

덧글

  • 승현 2011/03/03 23:00 # 삭제 답글

    뭐 저는 잘 모르는 일이고 주제가 넘을 지도 모르겠지만 사실 저 자신도 예전에 댓글을 달았을 때 조금 당황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서 괜히 댓글을 달았나 하고 감정이 상하신 것 같아서 자료를 보내드렸구요.. 아무튼 타이어사건에서처럼 논리적이지 못한 댓글에서, 서로 실제로 이렇기 때문에 틀리다라고 실증을 제시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치과의사분께서는 온도는 올라가지 않을까요 라고 생각한 것이고 그게 틀린 것은 아니었습니다. 어쨌든 온도가 올라가기는 올라가는데 사실 180도는 조금 무리였던거지요. 지구밖님께서는 그런 감이 있으셨던거지만 치과의사분께서도 온도가 올라갈꺼라는 감으로 대처하신거다보니 서로 증거가 없는 상황에서는 자기 방어를 할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그런데 문제는 그런 상황에서 제 생각에는 온도가 올라가는 것에는 동의합니다만 온도가 부피와 관계가 있으니 180도는 조금 무리지 않을까요? 라고 조금만 부드러운 문체를 사용하셨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저도 예전에 여자친구와 이런 식으로 싸운 적이 있었는데요 그때 여자친구가 그러더군요. "니 생각이 맞기는 한데 이런 방법으로 생각해보면 더 발전된 생각일 수 있을 것 같애" 라고 말하는 것이 "넌 틀렸어" 라고 말하는 것보다 훨씬 설득력이 있다구요. 뭐 어쨌든 사람이 감정의 동물인지라 감정이 상하면 아무리 논리를 들이대도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논리가 맞으면 받아들이는 사람이 더 진보된 사람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사람을 더 잘 다루는 사람이 더 발전한 사람일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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