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mbin 게임 재평가 오락실

rFactor 2 재평가

원래 이 글은 올 초에 나왔던 RaceRoom Racing Experience(R3E)란 게임을 해보고 쓰려다가 귀찮아서 말았던 글이었는데, 얼마 전에 DTM Experience라는 DTM 라이센스로 심빈이 만들고 있는 게임 데모가 나왔고 그거까지 해보니 다시 쓰고 싶어졌다. 지난번에 알펙터2는 기존 시리즈에서 개선된 부분들이 생각보다 괜찮았고 기대 이상이라서 재평가였지만, 이건 그 완전 반대다.

정말 기본적인 수준의 타이어 그립 변화들, 특히 예전 심빈게임들에서 꽤 괜찮았던 영역들조차 이 최근 게임들에선 거의 아케이드 느낌으로 바뀌었다. 예를 들어 언더스티어가 살짝 생겨서 그립을 찾는 조작을 할 때, 급가속이나 급감속 중 차가 울컥울컥 크게 튈 때, 한계 코너링 중 연석 밟을 때, S코너 중간에서 방향 바꿀 때 등등 크게 보면 한 가지가 원인이다. 그립 변화가 단순해 졌다는 것.

자동차 게임에서 언더스티어를 사람들은 종종 무의식적으로 '잘못된' 거라고 말해버리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만약 언더가 나야 할 상황에 꽤 좋은 느낌으로 생긴다면 그건 대박 게임이다! 지난번에도 얘기했지만 솔직히 isi베이스의 게임들은 대부분 한계 상황에 다다랐을 때 그게 언더건 오버건 상황이 쉽게 종료되는 습성이 있어서 이 부분에선 불리했지만, 그래도 예전 심빈 게임들은 이 정도는 절대 아니었다. 예를 들어, 언더가 살짝 생겼을 땐 조향을 약간 풀었다가 다시 감아서 코너를 들어가는 방법이 있다.(실제 레이싱 온보드를 볼 때는 물론이고, 많은 심레이싱 게이머들도 무의식적으로 이걸 한다!) 이게 가능한 이유는 몇 가지 있는데, 언더가 생겨서 살짝 밀릴 땐 앞바퀴를 그 밀리는 방향으로 정렬시켜서 그립을 찾고 그 그립으로 다시 스티어링을 감아 코너를 들어갈 수 있다. 그리고 만약 중고속 코너라면 서스펜션 반응도 한몫하는데, 중고속에서 큰 하중을 받거나 앞쪽에 상대적으로 단단한 스프링을 쓸 경우 조향을 신경질적으로 휙휙 돌리면 뒷바퀴보다 앞바퀴가 상대적으로 더 빨리 반응하면서 코너를 쑥쑥 들어가는 느낌이 생긴다. 근데 이게 지금 심빈게임들은 완전 엉망이다. 아케이드나 세미 아케이드 게임의 경우 이 부분이 단순해서 코너링 중에 차가 어떤 상황에 있건 조향에 쉽게쉽게 그것도 일관된 정도로만 반응하는데, 이게 딱 그렇다. 이건 그립이 높고 낮음과는 완전히 다른 얘기다. 만약 그립이 너무 높거나 낮은 것 같다면 그건 단지 양적인 문제지만 변화가 단순한 건 질적인 문제이다. 아케이드 게임들은 그립 낮음을 무조건 휘청휘청 또는 미끌미끌로만 표현하는 경향이 있다.

차가 크게 울컥울컥 거릴 때도 그렇다. 급감속 중이나 심지어 급가속할 때도 특히 고출력의 무거운 차들은 어떤 이유에서건(연석을 밟고 있거나 하중이 옆으로 쏠린 상태 등 아무튼 불안정한 상태에서 급가속) 가끔 차 뒤가 심하게 출렁이고 웅웅웅-웅- 거리면서 차가 가속하는데 이땐 그립을 꼭 잃지 않더라도 그립을 잃기 쉬운 상태가 된다. 물론 급제동 중엔 말할 것도 없고. 이 '그립을 잃지는 않으나 잃기 쉬운' 부분이 적어도 급가속에서만큼은 예전 GTR2나 Race07의 GTR에볼 확장팩까진 꽤 괜찮았는데 지금은 그냥 똥이다. 너무 기본적인 부분이라 오히려 구려진 게 어처구니가 없다.

S코너 방향 바꿀 때의 차 반응도 심각하게 단순해 졌다. 차가 한쪽으로 쏠린 상태에서 회전하는 동안 조향을 풀면 너무 쉽게 모멘텀이 흩어진다ㅋㅋㅋㅋ. 다시 말하자면 이건 그냥 게임이 쉬워지거나 단지 그립의 많고 적음과는 다른 문제이다. 아케이드틱한 자동차게임 영상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차가 언제나 평지처럼 스티어링에 조목조목 반응하는 바로 그 현상이다.

아...진짜 이 게임들이 '그' 심빈에서 만든 게임이 맞나 싶다. 같은 게임엔진에 그것도 이미 예전엔 꽤 괜찮았던 부분들조차 퇴화됐다. 차가 완전 띨띨하게 움직인다. 그렇다고 여타 심케이드 게임들처럼 특유의 맛을 가져서 좀 언리얼이라도 조작이 재밌거나 한 것도 아니다. rFactor2의 ISI나 Reiza 스튜디오, 비록 예전 게임 엔진이지만 그 틀 안에서 많은 걸 개량시키고 올바른 개발 방향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심빈은 그 완전히 반대다. DTM Experience도 R3E랑 거의 같았지만 그래도 최소한 익숙해질 때까지 1시간 정도 해보다가 광속으로 지워버렸다. 장담하는데 적어도 RACE07 확장팩 중기 정도까지 참여했던 개발자들은 지금 심빈에 없는 게 거의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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