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름욕구 쏙 들어간 얘기 시계방

이쁜 시계들

접때 시계 고장 났을 때 오랜만에 시계 정보나 뒤적이다가 제니스 파일럿에 급 꼴려서 진짜 살까 말까 하고 있었다. 솔직히 난 시계가 두 개 이상은 필요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으로서 진지하게 살 마음은 아예(조금밖에) 없었지만, 여튼 그렇게 5주 만에 수리가 끝나고선 애써 잊고 있었다.

는 훼이크고 잠자기 전에 머릿속에는 '제니스..제니스..제니스..', 일하다가 '제니스..제니스...' 이러기 일쑤였다. 내가 밀리터리엔 관심 없어도 옛 몇몇의 군용시계에서 따온 특유의 심플한 디자인, 특히 1900년대 초반의 전형적인 파일럿 시계나 그 이후 B-uhr 등엔 뭔가 강렬하진 않지만 깊은 끌림이 있다.
위는 1900년대 초 프랑스 비행사 Louis Bleriot가 직접 소유했던 제니스, 당시 보편적인 디자인의 파일럿 시계,

그리고 아래는 현행 모델인 Pilot Type 20 Extra Special.
Zenith Pilot Type 20 Extra Special, 45미리 오오!! (출처:여기)

아무튼, 아까 생각나서 다시 검색이나 해봤는데 뭔가 이상했다. 공식 홈피에 이 시계 무브먼트가 제니스 3000이다. 분명 제니스엔 그런 게 없다. 엘리트 개조한 번호인가?? 아래 기계 그림은 그 홈피에 실린 그림인데 보면서 어딘가 이상한 냄새가 났다.
뭔가 쎄 했다. 저 로터의 커다란 베어링은 설마..???

좀 더 찾아보니 셀리타 300이란다. 이런 미친 시박!!!!!! 난 제니스가 ETA 기계를 쓰리라고는 꿈에도 상상 못했고, 당연히 이것도 엘리트 무브인줄 알았다. 내가 그동안 시계에 관심을 끊어서 몰랐는데 이 모델을 만들면서 처음으로 외부 무브먼트를 사오기 시작했단다. 와...얘들도 이게 잘 팔리리란 걸 예상 했나보다. 다른 파일럿 모델들은 다 엘리트나 엘프리메로, 5011인데 이 엑스트라 스페셜 스틸모델 딱 하나만 2892를 쓴다. 심지어 파일럿 가장 기본형도 엘리트가 들어간다.

문자 그대로 갖고 싶은 마음이 0.1초만에 쏙 들어갔다. ㅋㅋㅋㅋㅋ놀라워라

아, 여담인데 요즘 시계 가격이 장난 아닌 거 같다. 한 10년 전에 비해 같은 무브먼트의 시계가 어지간해서 2배 이상씩은 올랐더라. 여기서 또 사고 싶은 마음이 확 사라졌음.

덧글

  • 지나가던 2016/09/03 14:15 # 삭제

    제니스 정도 되는 기업이 ETA라니... 의외네요.
  • 지구밖 2016/09/03 14:29 #

    이쁘게 보이던 시계가 갑자기 매력 뚝떨어지네요. eta의 힘. 애초에 eta로 알았으면 모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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